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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선율에 사랑을 연주하는 슈퍼우먼

장미숙 선생님, 무형문화재 47호 김병호 가야금 산조 이수자

2013-08-16(금) 15:44
그녀는 오늘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요양병원을 찾는다. 벌써 17년 째 복지시설과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가야금 공연 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 60세인 장미숙 선생님은 무형문화재 47호 김병호 가야금 산조 이수자로, 1995년부터 초·중학교 특기적성 가야금 강사를 맡고 있다. 2007년부터는 광양평생교육관에서 가야금 초·중급·직장인 반 60명을 대상으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시작한 가야금

“국악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는 틈만 나면 유성기를 틀어놓고 북을 치면서 창을 하셨어요.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하지만 언니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녀야 할 정도로 어려웠던 가정형편은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가까스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혜숙 선생님이 운영하는 가야금 학원을 찾았다. 스승은 그녀의 음악성과 끼를 단번에 알아보시고는 다른 수강생들한테는 3,000원 씩 받는 수강료를 1,500원만 받으면서도 열과 성을 다해 지도를 해주셨다. 그렇게 가야금을 시작한 게 벌써 40여 년이 되었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은 ‘행복 적금’

그녀가 봉사활동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야금을 배우던 자녀들에게 ‘나눔’을 알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과 함께 돼지 저금통을 터서 시작했던 봉사활동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달에 8차례는 요양원과 경로당,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가야금 공연 봉사를 펼치고 있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는 스승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주위에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받은 것만큼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요.’’

어렸을 때 어렵게 자란탓인지, 그녀는 유독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애정이 깊다. 광영동의 늘사랑지역아동센터에 가야금 2대를 비치해 놓고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부주의로 고가의 악기가 파손되는 아픔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선생님은 ‘광양평생교육관 사랑나눔봉사단’에서 공연팀장으로, 봉사단의 일정 조정 등 봉사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무대에 서고 공연을 하는 것은 행복 적금을 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봉사활동은 제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무더운 날씨에 가야금 병창과 사회까지… 진행하느라 힘들기도 하겠지만 피로한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다.

슈퍼우면 장미숙

딸들과 제자들은 그녀를 ‘슈퍼우먼’이라 부른다. 틈을 보이지 않고 한 번 마음먹은 일은 꼭 해결해야 하는 강단진 성격 때문이다.

1995년 제철남초 특기적성 강사를 시작으로 올해로 19년 째 강단에 섰지만 결강 한 번 하지 않았다. 아무리 몸이 아파도 강단에 서면 아픈 티를 내지 않는다. 봉사활동과 강의에 몸이 파김치가 되지만, 가족을 위해 하루에 반찬 한 가지씩은 꼭 만든다. ‘슈퍼우먼’ 답다

봉사활동도 보람이 있지만, 제자들이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고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을 때 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 광양제철중에 다녔던 임연진 학생이 국립국악고에 진학 후 서울대에 합격했을 때, 그녀에게는 너무나 큰 보람이었다. 지난 2011년 광양평생교육관 수강생들을 이끌고 전국평생학습축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던 일은 지금도 그녀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날 가르친 내용 반드시 그날 익히도록 지도

한 수강생은 “선생님께서는 수업 중에는 호랑이 같은 모습이지만 제자들의 대소사에는 가장 먼저 달려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결석이라도 하면 반드시 전화해서 안부를 챙기는 통에 결석도 마음대로 못 한다”며 활짝 웃는다.

선생님은 그날 가르친 것은 반드시 그날 익히도록 지도한다. 내용을 못 알아듣거나 서툴다 싶으면 절대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잘했을 때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새로운 꿈에 도전

선생님의 좌우명은 지호락(知好樂). 제자들에게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말하곤 한다.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학구열은 53세에 대학 진학을 했을 정도로 대단하다. 요즘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봉사활동을 위해 판소리와 단소를 배우고 있다. 틈틈이 사진기술도 배운다.

“저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사진을 하고 있어요. 특히 남편은 사진작가 버금가는 수준급이예요. 몇 년 후에는 가족 사진전도 열고 싶어요.”

그녀의 또 하나의 소원은 아쟁을 배우고 있는 딸과 함께 합동연주회를 갖는 것. “둘째 딸이 국립국악원에서 아쟁을 연주하고 있어요. 아쟁 연주를 접하고서 그 소리에 매료되어 제가 적극적으로 아쟁을 배우게 했어요.”

선생님의 욕심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열정이 워낙 넘쳐서일까. 그녀의 모든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응원해본다.


교직원 명예기자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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