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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효빈 (東施效矉)

2022-11-22(화) 14:01
사진=조명 논란이 일고 있는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사진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춘추시대는, 오월동주(吳越同舟)를 마지막으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데,
춘추 말, 오자서를 만나면서 왕위를 되찾은 오나라 공자 광 (光, 합려)은, 직업군인 손무를 영입해 오자서의 원수인 초 평왕을 치게 되는데, 이미 죽어버린 평왕의 무덤을 헤치고 시체에 채찍질을 하는 등, 초나라는 멸망할 것으로 보였으나, 오나라 동쪽 바닷가에 있던 월나라 구천이, 초나라의 사주로 오나라 뒤를 치게 된다.

이에 초나라와 전쟁에서 승리하며 국력이 불처럼 일어나 패자를 자처하던 당시라, 오왕 합려는, 오•초 전쟁에서 등을 찔렀던 월나라를 치지만, 오히려 독 화살을 맞고 죽어가면서 아들 부차에게 와신(臥薪)을 당부하고, 부차는 와신 끝에 구천을 사로잡는데 성공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부차는 아비를 죽인 불구대천의 원수 구천을 너무 쉽게 살려주는데,

이는 구천의 군사인 범려의 계략으로, 부차의 주변 인물들에게 뇌물을 뿌리며 구천의 구명 운동을 벌이는 한편, 부차의 습성을 알아내 서호의 미녀로 알려진 시(施)라는 여인을 상납하고, 이를 간계라 말리던 오자서를 부차가 죽이면서, 상담(嘗膽) 즉, 쓰디 쓴 쓸개를 핥던 구천은 재기에 성공하고 부차를 동쪽 작은 섬으로 보내지만, 부차가 자결하며 오나라는 문을 닫게 된다.

범려가 상납한 서시(西施)는 어떤 인물인가?
서쪽의 ‘시’씨라는 西施는, 은나라 주왕이 폭정과 실정을 계속하도록 주나라 단의 손에 길러진 달기처럼, 구천이 부차에게 사로잡혀 범려 자신의 생존마저 위태로워지자, 애첩인 서시에게 간자교육을 시켜 부차를 파멸시킬 목적으로 보낸 여인으로,

뛰어난 미모의 서시에게 넋이 나간 부차는,
범려에게 지령받은 서시의 의중대로 놀아나며 국고를 탕진하면서, 쓸 데 없는 토목공사로 고혈을 빨린 백성들마저 등을 돌리는 등 나라를 제대로 망가트리게 되는데,
서시는 본디 월나라 ‘약야계’란 냇가에서 빨래하던 소녀로, 어린 시절부터 미모가 빼어나긴 했으나, 그녀가 유명해진 것은 범려의 눈에 띄면서 부터인데,
당시의 이야기를 보면, 서시를 데려간 범려는 “미인을 보려는 사람은 돈을 내야 한다”며 역관 안에 구경 값을 치르도록 돈궤를 두었는데, 3일간 서시를 전시해 거두어들인 돈을 월로 가져가 국가 재정에 사용했을 정도라 하니, 당시의 기준으로도 엄청난 미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시가 더욱 유명하게 된 것은,
아무리 이쁜 미녀를 바쳐도 거들떠보지 않던 부차가 그녀를 보자 한눈에 반해 버렸고, 심지어 서시를 위해 지은 궁 안에 그녀의 발소리를 듣기 위한 ‘문공랑’이라는 회랑까지 만들었다고 하며, 가슴앓이 병이 있던 서시가 간혹 손으로 가슴을 지그시 누르며 얼굴을 찡그리곤 했는데, 이 모습에 많은 남정내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그 모습을 본 동쪽에 살던 이쁘지 않은 여인들이, 서시처럼 예쁘게 보일 줄 알고 못생긴 얼굴로 미간을 찡그리며 마을을 돌아다니니(동시효빈, 東施效矉),
이 흉칙한 모습에 겁을 먹은 사람들이 대문을 굳게 잠그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시효빈(東施效矉)’은, 서시가 찡그리는 모습을 못생긴 여인들이 따라 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추녀가,
‘미간을 찡그린’ 서시 모습이 지가 봐도 아름답다는 것만 염두에 두었을 뿐, 서시는 본래 아름다워 자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서, 자신의 자격지심을 감추려 외형 만을 추구하며 본질을 망각한다는 것으로,
이는 줏대 없이 남을 따라 하면 결국은 분란만 일으킨다는 말이라,
동시효빈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면 얼굴 만을 고칠 것이 아니라,
주제를 파악하고 분수를 알아, 무조건 남을 따라 하는 등 안하무인, 경거망동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역사를 알지 못하는 동시(東施)들이 나라를 들 쑤셔 놓고 있다.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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