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테러방지법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로 대응

2016-02-24(수) 10:23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43년 만에 국회 본회의장에 등장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 국가 비상상태를 이유로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이날 오후 7시 6분 김광진 의원이 선두로 나서 “지금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공공의 안녕과 입법 활동이 불가능한 국가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겠느냐”면서 장시간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테러 첩보를 갖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국가정보원이 언제든 정치에 개입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발언의 상당 부분은 준비해온 법안·지침 등을 읽는 데 할애됐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해 본회의에 직권 상정된 테러방지법도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읽었다. 미리 조사해온 외국의 테러방지법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더민주의 필리버스터는 이날 이종걸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정 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 상정 방침을 접한 뒤 원내 지도부 회의에서 "필리버스터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고, 더민주는 이날 의원총회를 하며 필리버스터 순번을 정하고 관련 전략을 논의했다.

새누리당 의원 100여 명은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동안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더민주가 필리버스터를 악용해 테러방지법을 발목 잡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국회는 온종일 혼란 상태였다. 여야 지도부는 본회의를 열어 북한인권법과 무쟁점 법안을 처리한 뒤 테러방지법과 선거구획정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더민주당 소속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이 무쟁점 법안의 법사위 통과를 거부하면서 여야 합의는 반나절도 안 돼 물거품이 됐다.

여야는 그나마 이날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의 선거구 획정 기준에 합의했다. 1월 1일 선거구 공백 사태가 발생한 지 53일 만이며, 4·13총선을 딱 50일 남겨두고서다. 정 의장은 이 기준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내 25일까지 최종 획정안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신동아방송 신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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