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찰총장 후보자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지명

적폐청산 의지, 검찰개혁 박차 무게 실린 듯

2019-06-17(월) 15:40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검찰총장 후보자에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은 강한 개혁 성향의 검찰 수장을 자리에 앉혀 적폐청산에 추진력을 더하는 한편 검찰과 경찰의 갈등 속에 지지부진한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지는 이번 인사가 기수를 거스르는 매우 파격적인 인사라는 데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윤 후보자가 문무일 현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라는 점은 애초 검찰총장 후보자로 그를 지명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검찰 관행상 19∼23기 고검장·지검장 수십명이 줄줄이 사퇴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아울러 총장 임명 시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파격을 감행하면서도 윤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선택한 첫 번째 배경으로는 그가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의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적폐청산은 취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집권 중반에 접어들면서 비핵화 등 외교·안보 이슈에 국정의 초점이 맞춰진 데다 협치가 중요한 상황에서 적폐청산 기조가 상대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으나 문 대통령은 그 고삐를 느슨히 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오찬에서 국정·사법농단 사태를 언급하면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공감이 있다면 얼마든 협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치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국정농단 청산이 먼저라는 점을 다시금 천명한 것이다.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완수하기를 기대한 또 하나의 과업으로는 검경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검찰개혁이 꼽힌다.

문 대통령이 2017년 7월 현 정권의 첫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총장을 낙점했을 당시 청와대는 검찰개혁의 소명을 훌륭히 수행할 적임자라고 밝혔다.청와대가 문 총장에게 기대했던 검찰개혁의 소명 중 가장 비중이 있었던 사안은 단연 검경수사권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 총장은 최근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가 거세지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검찰과 경찰의 갈등 속에 검경수사권 조정이 더욱 지지부진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개혁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검찰 수장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윤 후보자를 낙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권병찬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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