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타비(我是他非)

2020-12-26(토) 11:47
사진=필자의 지난 사설에 등장한 부패판사 시삼네스의 가죽을 벗기는 캄비세스왕의 재판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올해의 사자성어가 나왔다고 한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의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아시타비’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고 발표하면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요즘 많이 쓰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은 의미라며 친절히 부연설명까지 했다.

아시타비는 옛 문헌을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니, 일부 식자들이 만든 신조어로 보이는데, 신문도 ‘내로남불’을 한자로 바꾼 것이라고 하니 그들의 창작열은 높이 살만하다.

“‘아시타비’ 손을 들어줬다는 모 교수는 “권력자들의 언어를 보면 그들이 과연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고 대표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며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네이버 뉴스)

“한 교수는 “올 한 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딱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면서 “‘내 탓’, ‘내 잘못’, ‘내 책임’이라는 자기성찰을 망각하는 기류가 만연해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 뉴스)

지식인(知識人)이란 전문 분야나 일반 분야 등 전반적인 앎이 많은, 지식(知識)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도덕적, 규범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연구를 통한 규범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스스로를 식자층, 지식계급이 되고는 싶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는 언행을 일삼는 자들까지 지식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아시타비란 신조어는 만들 줄 알지만 그에 대한 원인이나 해법은 없이 현상만 보고 말하는 것은 굳이 교수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로, 둘을 싸잡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내 놓아야 할 것으로,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과, 滅門之禍 급의 재난에서도 스러지지 않고 ‘하나하나 따박따박’ 처절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 발가벗겨진 수모를 이겨내고 개혁을 완성시키는 사람들과 기득권 지키려 발버둥치는 자들을 동급으로 놓고 양비론을 펼치는 것은 개혁 안 된 친일 언론, 적폐세력의 구태를 되풀이 하는 것으로 止揚해야 할 일이다.

知慧와 知識을 구분은 못하지만 그래도 知識人을 自請해야겠다면 말이다.

그래서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가 아닌, ‘害蟲驅除’가 더 어울려 보인다.



#한국인성교육연합#인성원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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