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재판

2022-01-28(금) 12:26
사진=사법 불신 논란을 촉발한 중심 인물로 한 대선후보의 장모다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송(宋)나라 시절, 안휘현의 현령은 춘궁기에 농사 짓던 소를 잡아 고기를 팔아먹는 자들이 늘어나자, 도살금지령을 내려 농사에 꼭 필요한 소를 보호하고자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농부가 자신의 소 혀를 누군가가 잘라가서 소가 죽게 생겼으니 범인을 잡아달라고 告하자, 현령은 농부에게 소를 잡아 팔라며 소 도축을 허락 하는데,

그러자 한 놈이 나타나 소를 잡아 파는 자가 있다고 발고를 하자, 현령은 그자를 추궁해 평소 원수지간인 소 주인을 엄벌 받게 하려 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며 송사를 해결했다는 이 이야기는, ‘개 작두’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판관포청천의 명 판결 중 하나로,

포청천은 송나라 판관으로 부패한 정치인들을 특히 엄하게 처벌하였으며, 공평하고 치우침 없는 판단으로, 부당한 세금을 없애고 백성들의 억울한 사건을 공명정대하게 해결해 주는 등,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로 청백리로 칭송되는 인물이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안식일(sabbath)을 뜻하는 사바쓰에는 주로 염소 모습의 악마가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악마 다리’(Devil's Bridge)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어느 험한 강이 있어 사람들이 왕래에 불편함에도 다리 건설에 번번이 실패하자, 어느 현자가 악마에게 “다리를 놔주면 가장 먼저 건너는 것의 영혼을 네게 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악마가 흔쾌히 다리를 만들자, 처음 다리를 건너게 한 것은 염소로, 현자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악마는 어쩔 수 없이 염소의 영혼을 취하면서, 그때부터 악마는 염소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악마 다리’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의 민원을 해결해준 이 현자와, 서로 자기 아이라며 한 명의 아이를 두고 다투는 여인에게, 아이를 반으로 나눠서 갖고 가라는 유명한 판결로 진짜 엄마를 찾아 낸 주인공은, 백성을 아끼던 이스라엘 국왕이자 지혜의 왕이라는 명판관 솔로몬의 일화들이다.

(‘불법 요양병원 개설’ 윤 장모, 항소심서 무죄
2022-01-25 한겨레)

(‘윤 장모 무죄’ 재판장-변호인은 동문·동기·동료였다
‘고대 동문+연수원 동기+5년간 함께 근무’
“재판 공정성 논란 차단 위해 회피 신청했어야”
2022-01-27 한겨레)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와 ‘형사소송법’은,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시 검사 또는 피고인이 법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할 수 있고, 법관 역시 이런 사유가 있으면 회피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

1심 판결을 정면으로 뒤집은 항소심 재판장(유강열, 57)은 윤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고, 항소심에서 최씨를 변호하던 윤남근(54) 변호사는 재판장의 고려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로, 2017년 2월까지 총 5년을 함께 공부하거나 근무했다고 한다.

서울고등법원은 2016년에 재판부와 변호인간 연고 관계 시 사건을 재배당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고교 동문이거나 대학(원), 사법연수원, 로스쿨 동기, 같은 업무부서 근무나 기타 업무상 연고나 지연·학연 등이 있는 경우 재배당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으나, 위 사건은 보란 듯 기피신청 없이, 판결을 뒤집을 결정적 추가 증거 없이,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자를 무죄로 풀어주는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9년 이어진 김학의 수사·재판…'성접대·뇌물' 무죄 마무리
검찰 과거사위 권고로 재수사…1심 무죄·면소→2심 일부 유죄→대법 파기환송
김학의 불법출금 혐의로 이광철 등 재판…'수사외압' 이성윤 고검장도 기소돼
2022-01-27 연합뉴스)

대부분의 경우, 판검사 본인이나 가족관련 사건은 기소조차 되지 않으며, 되더라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비슷한 결말이 나곤 한다.


("윤석열 장모 2심 무죄 선고 판사 탄핵해야" 국민청원 올라와
서울고법 윤강렬 부장판사 탄핵 청원
26일 게재 하루만 2만5,000명 넘게 동의
한겨레 "윤 판사 최씨 변호인..대학 동문, 연수원 동기, 같은 법원에 5년 근무"
2022.01.27. 한국일보)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인신구속이 될 수 있는 소송이라 해도, 판결범위의 예측이 가능하고(형량을 정하고 적용하는 이유), ‘빽’과 금권, 전관에 휘둘리지 않고 상식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있어야 하며,

사법신뢰를,
농경시대에서 우주시대로 진화했음에도, 돈과 劍이 난무하는 약육강식의 시대,
수렵의 시대, 샤면의 시대로 퇴행시켜선 안 되는 것은,
누구나 공정하게 재판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포청천’이나 ‘솔로몬’ 급의 판관을 더는 볼 수 없을지 모르지만,
중단 없는 사법개혁으로 그럴 수 있는 인재를 꾸준히 배출해야 한다.

룰라 잃고 사법부가 사유화 된 브라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한국인성교육연합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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