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리정치와 망징(亡徵)

2022-06-26(일) 19:25
사진=극장에서 망중한 즐기는 尹통 내외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황하와 양자강 사이 고만고만한 6국을 통일한 진왕 정은, 법치주의를 주창한 한비자와 교류를 희망하며 그의 이론을 수용하고 나아가 그를 재상으로 삼으려 했으나, 순자(荀子)밑에서 동문수학했던 당시 진나라 승상 이사는 계략을 써 그를 죽이게 된다.

전국시대 秦나라는, 상앙의 옥리를 동원한 철권통치를 받아들여 7국 중 가장 강한 나라가 됐으며, 그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진왕 정은, 여불위를 제거하고 그의 식객으로 있었던 이사를 재상 삼아 정복전쟁을 벌인 것 역시, 옥리를 동원한 공포를 통치이념으로 삼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비자의 사상을 아전인수 해석한 진왕 정은, 최초의 대륙통일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중앙무대에 진출했으나, 6국을 점령한 정복군은 자상하지 않았고, 아방궁과 만리장성 등 각종 공사에 동원된 백성들의 불평불만을 생사여탈권을 쥐어준 옥리들로 다스리게 하며 망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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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왕 정의 철권을 동원한 옥리정치는 2세 호해에 이르러 무너지게 되는데, 궁궐 뒤뜰에 떨어진 태양을 붉은 동자가 가져가는 꿈을 꾸곤, 그를 찾는다며 점쟁이를 동원한 여행을 시작하지면 결국은 객사한다.

한비자는 진왕 정에게 공정하고 상식적인 법치를 강조한 것이지 공포통치를 말한 것은 아니었으며, 망할 징조라는 망징(亡徵)을 강조한 것 또한, 반드시 망한다(必亡)는 것이 아닌, 망할 수 있는(可亡) 징조니 삼가라는 것으로, 무려 47가지의 사례를 들며 조언하게 된다.

그 중 어지러운 황후와 모후, 측근의 처신을 경계해야 하고, 귀신을 섬기는 등 무속에 빠지지 말 것이며, 백성을 주륙하지 말라는 내용도 들어있으나,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법치를 통치이념으로 삼아서 제대로 된 정치를 하라는 것으로, 백성위에 군림하려 옥리를 동원하지 말고, 선정을 펼치라는 것이었다.


역사가 한비자의 지혜에 귀 기울이는 것은,
처음이라 대책이 없다면서 옥리를 동원할 것이 아니라, 귀를 열어 민의를 수렴하는, 망징없는 정치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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