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음전(功蔭田)과 매관매직(賣官賣職)

2022-07-22(금) 18:03
사진=출근 길의 윤대통령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항우를 꺾고 중원을 차지한 유방은, 원칙 없는 논공행상으로 몰락을 자초한 초패왕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장자방의 충고를 무시하고, 공을 세운 공신들이 主가 아니라 친·인척에게 영토 대부분을 하사하고는, 제후국은 반드시 유(劉)씨들이 승계토록 하라는 유언까지 남긴다.
한나라에서 시작된 이런 승자독식 도박은, 漢族만이 아닌 선비·저·갈·강·흉노족 등 권력을 차지한 王家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왕족과 귀족 등 특권층들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이 구태가, 구품관인법(九品官人法)이란 이름으로 청나라 후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고려와 조선도 이를 받아들여, 나라에 공을 세운 자들에게 전답을 하사하는 공음전과, 벼슬 높은 귀족이나 양반 자식들에게 과거 시험 없이 관리직을 내리는 음서라는 제도를 시행했는데,
공음전과 음서는 공신과 문벌귀족들의 전유물이라, 이들은 이를 빌미로 매관매직 등 권력형 비리를 일삼으며 나라를 망하게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대표적인 적폐였다.

구품관인이나 공신, 음서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이 세습되자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공직에 오른 이들은 배척되며 돈과 인맥으로 관직이 거래되는 출세의 통로가 된 것으로, 이자들의 매관매직은 국가기강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이의 가장 큰 폐해(弊害)는 일은하지 않고 나라를 좀먹기만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권력층의 횡포가 극에 달하자, 중국에선 벼슬을 거부하는 ‘죽림칠현’이 등장했고, 고려에선 현실에 환멸은 느낀 ‘죽림고회’가 출현해 돈과 권력이 전부인 세태를 풍자·비판하고 청담을 논하며 이상향을 좇는 풍조가 유행하는 등,
민심이반이 극에 달했으나, 나라는 이를 애써 모른 척 하면서 망조가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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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호기 민간인들 탑승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공음전, 음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은,
“‘사적채용’이 무엇이 문제이고, ‘권력사유화’ 역시 전 정권에서도 있었지 않느냐”는 발언이 지지율이탈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공정과 상식’을 기대했던 윤통과 핵심관계자들 주변에서 벌어지는 ‘매관매직’과 ‘공음전’에 대한 해명요구에,
전 정권 물 타기와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부도덕한 모습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방이나 항우, 위·진·남·북조와 한반도의 왕가들이 몰락한 공통점은,
민심을 보듬는 정치가 아닌 독재를 했으며,
‘사적채용’으로 중용됐던 자들은 매관매직을 일삼으며 백성들 고혈만 짜냈고, 능력도 없으며,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적이지도 못한 자들의 관직진출은,
왕정국가나 민주국가나 반발을 부르며 몰락을 초래할 뿐이다.

공직을 바라보는 수많은 민초들이 있는 한, 공직은 점령군이 함부로 나눠 갖는 전리품이 돼서는 안 된다.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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