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錦衣夜行

2021-08-10(화) 14:08
사진=선거법위반으로 고발당한 국민의힘 대선주자, 여야를 막론하고 기초질서를 제대로 지켜야 코로나판데믹을 이길 수 있다. mbc뉴스 갈무리
[sdatv=조도환 논설위원] 홍문연(鴻門宴) 또는 홍문의 회(鴻門之會)는 진나라(秦) 말, 함양(咸陽)에 먼저 입성한 자를 그곳의 왕으로 삼겠다는 초나라 회왕의 명에, 항우와 유방이 홍문이라는 곳에서 회동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장자방 장량은 이宴에서 유방의 목숨을 살리고, 종국에는 유방을 도와 漢나라 건국에 큰 공을 세운다.

먼저 입성했지만 유방은 약법3장을 발표하고 진나라 재물에 손 하나 대지 않고 패상에 물러나 항우를 기다리며, 진시황의 손자이자 마지막 왕인 부소의 아들 자영을 살려주는 등 민심을 얻었으나, 이것은 항우의 기세를 이기기 어려운 사정에 목숨을 부지하고자한 장량의 계책을 따른 것이다.

사실 회왕은 항우의 군사인 범증의 계책에 따라 찾아낸, 염소를 치던 몰락한 초나라 왕실의 후예로, 항우는 이를 反秦 운동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항우는 회왕을 왕으로 섬길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홍문연 이후, 이미 유방에게 항복한 함양에 無血入城한 항우는 궁전에 불 질러 폐허로 만들고 자영을 목 베어 죽이고는, 금은보화를 차지하고 제후국을 원칙 없이 부하들에게 나눠 주는 등, 참모들의 충언은 무시하고 논공행상을 마음 내키는 대로 해서 분란의 불씨를 남기게 된다.

이미 군사 범증을 유방의 간계로 잃었음에도 장량의 꼬임에 빠져 팽성(彭城)으로 갈 결심을 굳힌 항우는, 한생(韓生)이 “關中(관중)을 차지해야 천하를 圖謀(도모)할 수 있다”고 간하자 “부귀를 이루었음에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으면 비단옷 입고 밤길 나서는 것과 같다. 성공한 나를 봐줄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하자(이것이 錦衣夜行이라는 고사의 유래), 항우는 자신의 출세를 자랑할 고향에 돌아가고픈 마음만 가득한 촌부라는 것을 부하들이 알게 되면서, 금의야행 발언은 항우의 참모들이 떠나는 계기가 된다.

한 언론사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한 후보의 집안 내력에 대한 추적 기사를 올렸다.

([단독 검증] 최재형의 할아버지 ‘최병규’는 진짜 독립유공자 일까?
출발부터 이상한 ‘3대에 걸쳐 형성된 품격있는 집안’ 신화의 실체
2021. 08. 06 오마이뉴스)

([재반론] '독립유공자' 조부는 착오? 최재형 후보님, 이 기사는 뭡니까
최 후보 캠프 해명이 함량 미달인 이유... '가문의 영광' 위한 역사 왜곡, 그냥 넘어갈 일인가,
역사는 쉽게 조작하거나 왜곡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역사를 두려워하면서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려고 하는 사람만이 큰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최재형 후보께서도 동참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21.08.09 오마이뉴스)

그러자 친 야 성향 언론에서 반박 기사도 나왔다.

(최재형 祖父 최병규는 '친일파'?...오마이뉴스의 의혹 제기 내용을 검증한다
오마이뉴스, 최재형 前감사원장의 조부 故최병규 관련 '친일' 의혹 제기
대통령 표창 받은 사실은 있지만 '항일·독립운동'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여
"독립운동에 관여했다가 高校 퇴학"...당시 보도 내용 보면 사실 아닌 듯
퇴학 후 낙향, '거주제한' 조치 당했다...당시 형법 검토해 보면 '형벌' 차원 아냐
1935년 지역 유지 단체 이름 올리고 1937년 道會 의원 출마...아버지는 面長
崔 측 "그런 논리면 문재인 아버지도 친일파"
2021.08.08. 펜엔드마이크)

연이은 ‘금의야행’ 발언은 ‘최고의 전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황운하 "윤석열 검사시절, 아버지뻘 회장 불러 '구두속 폭탄주' 강요", 尹측 "재판이나 성실히"
2021-08-09 뉴스1)

('쩍벌'에 후쿠시마 발언까지…윤석열, 지지율 4%p 급락한 28.3%
2021. 08. 09 머니투데이)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다는 금의야행(錦衣夜行)은, 자랑은 하고 싶지만 생색이 나지 않은 다는 말로, 자신이 입어야 할 옷은 어떤 것이고,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쓰는 것이 맞는 해석일 것이다.

장량 등 유방의 참모들은 주군이 제대로 된 옷을 입게 도와서 漢나라를 세웠지만, 제갈량에 버금간다는 범증을 간계로 잃고 참모들마저 등 돌린 항우는 ‘금의야행’, 잘못 걸친 옷으로 결국 몰락하게 된다.

평생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자들이 ‘조국과 민족’이라는 제 몸에 맞지도 않은 옷을 입고 떨쳐나섰는데, 충언이나 직언 없이 거드는 자들만 보이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知分知足할 줄 아는 것도 ‘국가와 민족’을 위한 방편으론 옳은 일이다.



#한국인성교육연합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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