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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指鹿爲馬)의 末老

2022-03-19(토) 17:51
사진=희대의 간신, 희대의 역적, 지록위마의 주인공 내시 조고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노애의 난을 진압하고 여불위마저 숙청한 진왕 정은, 여불위의 식객이었던 이사를 승상으로 삼아 연·조·제·위·한·초를 제압하며, 대륙 최초의 통일국가를 만드는데 성공하게 된다.

양정의 통일전쟁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어서, 망국은 자객을 동원해 정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중 많이 알려진 사건은 영화 ‘영웅’의 소재인 연나라 자객 ‘형가’와 축쟁이 ‘고점리’건으로, 이후 황제의 경호는 철저해 지고, 누구보다 황제 자신이 몸을 사리는 습관이 병적일 만큼 체질화하게 된다.

형가의 암살 시도당시 정신없던 황제에게 “칼을 등에 지고 뽑으사이다”라고 소리 질러 장검을 뽑도록 도와 양정을 구한 궁녀 호녀는, 그 날 밤 승은을 입으면서 열 달 후 호해(胡亥)를 낳게 된다.

진왕 정은 스스로를 시황제, 즉 자신이 처음 시작하는 황제로, 대를 이어 2세 황제, 3세 황제, 천세, 만세 황제라 부르라고는 하지만, 경호를 이유로 신하들조차 대면 접촉이 줄면서 호해의 스승인 환관 조고가 바빠지기 시작한다.

조고는 본래 조(趙)나라 왕족 출신이나 죄를 지어 진나라로 도망간 자로, 진시황은 조고가 법률에 정통하다며 중거부령(中车府令) 겸 행부새령사(行符璽令事)자리를 주고, 아들 호해에게 세상사 판단하는 법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까지 겸임시킨다.

법률에 정통하다 해서 왕자의 스승이 된 조고는, 실력보다 아첨과 아부에 능한 자였는데, 황제의 마지막 여행에 호해와 동행하면서, 승상 이사와 함께 황제의 유조(遺詔)를 위조해 태자였던 부소를 자살하게 만들고, 호해를 2세 황제로 옹립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이후 권력을 잡은 조고와 이사는 진왕 정이 시작한 아방궁을 완성하는 등, 백성들 삶은 돌보지 않고 자신들의 축재(蓄財)를 위한 수많은 토목공사에 국고를 낭비했으며, 2세 황제를 위한답시고 이궁을 짓고는 끝없는 향락을 가르치며 황제의 판단을 흐리게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일화가 지록위마(指鹿爲馬)로,
조고가 사슴을 말이라 우기자, 2세 황제는 사슴을 말이라 말하는 대신들을 보면서, 자신의 판단력이 흐려졌다 판단하고는 모든 정사를 조고에게 맡기게 된다.

지록위마 사건에서 말이라고 맞는 말했던 자들을 조고가 없는 죄를 만들어 죽이자, 권력의 불 맛을 알게 된 이들은 일제히 꼬리를 말고 아첨꾼들만 남았으며, 국가안보에는 관심이 없이 오로지 복수와 돈만 쫓았으니, 진나라는 결국 초패왕 항우에 의해 망하게 된다.


조고와 이사가 수많은 왕자들 중 호해를 선택한 것은, 그가 어리석고 무능해 다루기 쉬웠으며, 주변엔 전문가 하나 없이 아첨과 아부꾼들만 들끓었고, 점괘에 의존하면서 끝없는 향락에 빠진 황제는, 비선실세들로서는 욕심을 채우는데 더없이 좋은 바람막이이자 들러리였기 때문이었다.

지록위마를 탄생시킨 희대의 역적, 희대의 간신 조고는,
식솔들과 함께 자영에게 살해당하고,
이사는 조고에게 역적으로 몰리며 요참형과 함께 가족들까지 모두 죽어 대까지 끊기게 되는데,
황제를 바른 길로 안내하기는커녕,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눈 가리고 귀 막은 자들의 말로는 온전하지 못했으며, 온전해서도 안 되고, 그런 전례를 남겨서는 더더욱 안 된다.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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